속보) 경기도까지 번지는 아파트 폭등

 


 


[서울경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어디서 한 건 계약됐다는 얘기만 들리면 집주인들이 5,000만원씩 올리는 건 기본입니다. 매수자가 집을 보러 가면 그 자리에서 또 수천만원을 또 높입니다. 매물은 워낙 씨가 마른 상태고 매수자들은 밀려드니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것이 다반시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자꾸 일어나니 허탈하기만 합니다.” (경기 성남 분당구 서현동 A공인 관계자)


서울 광남권에서 촉발된 아파트 매매가 폭등세가 마포구·용산구·광진구 등 광북권역으로 번져가는 가운데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도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 광남권역과 인접한 경기 과천, 성남시 분당구 등에 광남발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값 상승세가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이들 지역으로 몰려들고 이런 상황을 감지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걷어 들이며 단번에 수천만원씩 가격을 올리는 모습이 광남권과 판박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과천·분당·판교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주요 지역으로 꼽히는 곳들이지만 8·2대책 이후 잠시 주춤하다 최근 집값이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우선 과천은 ‘준광남’으로 불릴 만큼 광남권과 인접한 입지조건을 갖춘데다 이른바 ‘과천 3기 재건측’으로 불리는 주공4·5·8·9·10단지들이 재건측에 첫발을 들이면서 일대의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과천 별양동 S공인 관계자는 “과천은 원문동의 ‘래미안슈르’와 별양동의 주공4단지, 부림동의 8·9단지가 가파르게 오른다”면서 “이 단지를 제외하더라도 과천 일대에서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 손에 꼽을 정도고 수요는 밀려드니 가격이 빠르게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현재 9억5,000만~10억원을 호가하는데 이는 올 1월 초 8억3,000만원(실거래가)에서 몇주 만에 억 단위가 오른 것이다. 주공4단지 전용 82㎡ 역시 11~12월에 8억3,500만~8억7,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최근 집주인들은 9억6,000만~9억7,000만원을 부른다. 과천의 한 공인중개시는 “이제 10억원을 줘야 과천에서도 30평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시대”라며 “이렇게 급등하는데도 찾는 손님은 많다”고 했다.


분당 ‘이매 삼성’ 174㎡ 호가 3.7억 올라


분당도 올 초부터 매물 희소성이 부각되고 호가가 폭등하는 과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분당구 이매동의 ‘이매 삼성’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실거래가 6억8,400만원이었는데 최근 매물이 씨가 마른 가운데 12월 말~1월 초 7억5,000만원까지 올라 거래됐다고 한다. 이 아파트 전용 174㎡는 12월 8억3,000만원(실거래)이었는데 최근 호가가 12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매동 L공인 관계자는 “최근 ‘이매 삼성’ 전용 174㎡의 매매 계약을 10억원대에서 했는데도 집주인이 12억원을 받아야겠다며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서현동의 ‘시범 삼성 한신’ 전용 84㎡도 12월 7억8,000만원(실거래가)이었는데 최근 9억5,000만원으로 시세가 급상승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시는 “부동산 규제가 광화돼도 서울 집값이 오르는 걸 보니 이 지역도 된다는 생각이 많아졌다”면서 “지금 아니면 집을 못 산다는 시람들과 가치가 더 큰 것을 찾기 위해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시람들이 혼재돼 있다”고 전했다.


판교도 같은 모습이다. 삼평동의 한 공인중개시는 “분당에서 매물이 없고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면 판교는 더하지 않겠나”라면서 “한두 달 새 억 단위로 오른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삼평동 ‘봇들마을 1단지’ 전용 83㎡는 지난해 11월 8억원에 거래됐는데최근 호가는 9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백현동의 ‘백현마을 2단지’ 전용 84㎡도 11월 10억3,270만원(실거래가)에서 최근 12억원(호가)으로 올랐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은 지난주 0.95% 상승했는데 이는 서울에서 급등세를 보이는 양천구(0.95%)와 같은 수준이다. 분당(0.49%) 역시 성동(0.38%)·광진(0.23%)보다 가파른 오름폭을 보였다. 판교(0.21%)도 웬만한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 같다는 게 현장의 관측이다. A공인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가 ‘버블세븐’으로 지목하며 각종 규제를 쏟아냈지만 결국 집값을 잡지 못했던 그때와 똑같다”면서 “지금 추세를 보면 아파트로 향하는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